*연기가 나지 않는 굴뚝
환상적인 성향이 강한 작풍으로 알려진 작가 유메노 큐사쿠의 소설로, 1933년 「신청년」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백년문고 032 흑」에도 수록된 작품이다.
본작에 소개되는 역사화의 거장 우메자와 쿄사이는 가공의 인물로, 그 모델은 가와나베 쿄사이로 추정된다.
*작품의 줄거리
신문기자를 하는 나에게는 감추어진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상류층 사람들의 추문을 들춰내고, 그것을 빌미로 상대를 협박해 고액의 금전을 챙기는 것이다.
그런 내가 다음 표적으로 지목한 사람이 난도 백작 미망인이다.
난도 백작 미망인은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로, 언변과 서체가 뛰어나며 사회복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다.
미망인은 자택 정원에 마련된 소박한 도서관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 도서관에 증설된 굴뚝에 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유메노 큐사쿠(1889-1936)
소설가. 본명은 스기야마 야스미치. 후쿠오카 출생.
부친은 정치가 스기야마 시게마루. 부친에 대한 반발과 갈등 속에서, 조부 밑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다.
후쿠오카현립 중학 졸업 후, 게이오기주쿠대학에 진학하지만, 부친의 반대로 중퇴하게 된다.
그 후 출가하여 수행 생활을 하기도 하였으며, 노(일본의 가무극) 교수, 신문기자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1922년부터 동화를 발표하였고, 1926년「신청년」의 창작 탐정 소설 공모에 「요괴의 북」으로 당선되며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의 작품을 읽은 부친이 ‘유메노 큐사쿠가 쓴 소설’이라고 평하자 그것을 그대로 필명으로 쓰게 되는데, 이는 예전 후쿠오카 지역의 방언으로 ‘몽상가’, ‘꿈만 좇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추리소설뿐만이 아니라「압화의 기적」(1929), 「이누가미 박사」(1931) 등 미분화된 의식의 세계를 추구하는 작품을 발표하였고, 「얼음의 끝」,「암흑 공자」(1933) 등을 통해서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
1935년에는 구상에서 집필까지 10년 이상이 걸린 대작 「도구라 마구라」를 발표, 미치광이가 쓴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 ‘존재 상의 살인’을 주제로 한 철학적이고 이색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접객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47년의 생애를 마치게 된다.
그의 소설은 그 구성상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중에 하나는 한 사람이 계속해서 이야기하며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독백체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편지글을 그대로 문장으로 나열하여 작품으로 만드는 ‘서간체 형식’이다.
당시에는 추리작가로 알려졌으나, 추리, 범죄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상, 광기, 신비, 환상의 세계를 탐구했던 그의 작품은 현재에 이르러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