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은 웃는다
환상적인 성향이 강한 작풍으로 알려진 작가 유메노 큐사쿠의 소설로, 1932년「문학 시대」에 발표되었다.
「파랑 넥타이」「쿤룬차」 두 편으로 되어있다.
실연당한 여자와 불면으로 고통스러운 남자, 각각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유메노 작품에서 많이 보이는 독백체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에 나오는 쿤룬산(崑崙山)은 중국의 신화에도 등장하며, 황허강의 발원 점으로 믿어지는 성산이라고 한다.
하늘에 닿을 만큼 높고 보옥이 나는 명산으로, 산중에 불사의 물이 흐르고 선녀인 서왕모가 살고 있다고 한다.
*작품의 줄거리
1.파랑 넥타이
실연당한 여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인칭 독백체의 형식이다.
여자는 여학교를 나와, 창고의 2층 감옥에 갇혀 있었다. 알몸이었던 것은 실연을 비관하고 목을 매려고 했기 때문이지만, 여자에겐 그런 기억이 없다.
아버지는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여자를 낳자마자 실종된 것 같다. 여자는 삼촌의 손에 거두어져 유모 손에 자랐다. 감옥 안에서 유모가 준 인형만이 유일한 친구였다.
어느 날 저녁, 인형의 배가 쥐에게 뜯기고…….
*유메노 큐사쿠(1889-1936)
소설가. 본명은 스기야마 야스미치. 후쿠오카 출생.
부친은 정치가 스기야마 시게마루. 부친에 대한 반발과 갈등 속에서, 조부 밑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다.
후쿠오카현립 중학 졸업 후, 게이오기주쿠대학에 진학하지만, 부친의 반대로 중퇴하게 된다.
그 후 출가하여 수행 생활을 하기도 하였으며, 노(일본의 가무극) 교수, 신문기자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1922년부터 동화를 발표하였고, 1926년「신청년」의 창작 탐정 소설 공모에 「요괴의 북」으로 당선되며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의 작품을 읽은 부친이 ‘유메노 큐사쿠가 쓴 소설’이라고 평하자 그것을 그대로 필명으로 쓰게 되는데, 이는 예전 후쿠오카 지역의 방언으로 ‘몽상가’, ‘꿈만 좇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추리소설뿐만이 아니라「압화의 기적」(1929), 「이누가미 박사」(1931) 등 미분화된 의식의 세계를 추구하는 작품을 발표하였고, 「얼음의 끝」,「암흑 공자」(1933) 등을 통해서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
1935년에는 구상에서 집필까지 10년 이상이 걸린 대작 「도구라 마구라」를 발표, 미치광이가 쓴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 ‘존재 상의 살인’을 주제로 한 철학적이고 이색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접객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47년의 생애를 마치게 된다.
그의 소설은 그 구성상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중에 하나는 한 사람이 계속해서 이야기하며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독백체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편지글을 그대로 문장으로 나열하여 작품으로 만드는 ‘서간체 형식’이다.
당시에는 추리작가로 알려졌으나, 추리, 범죄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상, 광기, 신비, 환상의 세계를 탐구했던 그의 작품은 현재에 이르러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