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노트
「영감!」은 환상적인 성향이 강한 작풍으로 알려진 작가 유메노 큐사쿠의 소설로, 처음에는 「엽기」(1931년)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어느 날, 노 의사인 올데스올 파폰의 진료실을 찾은 환자.
치료를 마친 환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전대미문의 괴사건을 이야기하게 된다.
쌍둥이 형제인 알마와 마치라, 그리고 그들의 사촌인 레미야 사이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결국 이름 없는 아이 재판에 서게 된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영감’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근대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상당히 세련되었고, 이야기의 전개도 매우 재미있고 경쾌하게 흘러간다.
특히 자연스레 맞아떨어지는 소설의 도입과 마무리의 묘사가 소설의 여운을 남겨준다.
제목 ‘영감!’ 의 느낌표가 신의 한 수가 아닐까 한다.
유메노 큐사쿠
1889-1936
소설가. 본명은 스기야마 야스미치. 후쿠오카 출생.
부친은 정치가 스기야마 시게마루. 부친에 대한 반발과 갈등 속에서, 조부 밑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다.
후쿠오카현립 중학 졸업 후, 게이오기주쿠대학에 진학하지만, 부친의 반대로 중퇴하게 된다. 그 후 출가하여 수행 생활을 하기도 하였으며, 노(일본의 가무극) 교수, 신문기자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1922년부터 동화를 발표하였고, 1926년「신청년」의 창작 탐정 소설 공모에 「요괴의 북」으로 당선되며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의 작품을 읽은 부친이 ‘유메노 큐사쿠가 쓴 소설’이라고 평하자 그것을 그대로 필명으로 쓰게 되는데, 이는 예전 후쿠오카 지역의 방언으로 ‘몽상가’, ‘꿈만 좇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추리소설뿐만이 아니라「압화의 기적」(1929), 「이누가미 박사」(1931) 등 미분화된 의식의 세계를 추구하는 작품을 발표하였고, 「얼음의 끝」,「암흑 공자」(1933) 등을 통해서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
1935년에는 구상에서 집필까지 10년 이상이 걸린 대작 「도구라 마구라」를 발표, 미치광이가 쓴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면서 ‘존재 상의 살인’을 주제로 한 철학적이고 이색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접객 중에 뇌출혈로 쓰러져 47년의 생애를 마치게 된다.
그의 소설은 그 구성상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중에 하나는 한 사람이 계속해서 이야기하며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독백체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편지글을 그대로 문장으로 나열하여 작품으로 만드는 ‘서간체 형식’이다.
당시에는 추리작가로 알려졌으나, 추리, 범죄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상, 광기, 신비, 환상의 세계를 탐구했던 그의 작품은 현재에 이르러 높이 평가되고 있다.